[교육] 강찬우의 콘서트홀 음향상식 1부 월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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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찬우입니다. 이번 호부터 콘서트홀 음향상식이라는 주제로 매달 기고를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홀을 방문하며 음악을 듣는 애호가분들,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분들 모두에게 음향에 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적 즐거움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만족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오케스트라가 탁월한 기량을 뽐내며 멋진 연주를 하면 기억에 남는 음악회가 되지만 연주하는 홀의 음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연주를 해도 홀의 음향이 좋지 못하면 많은 아쉬움을 남긴 채 음악회가 끝나곤 합니다. 그럼 어떤 음향적인 요소들이 ‘좋은’ 콘서트홀을 만들까요? 작은 볼륨으로 연주하는 부분도 선명하게 들을 수 있도록 소음이 없는 조용한 환경이어야 합니다. 앙상블을 할 때는 부드러운 느낌을 줄 수 있게 공간의 울림이 충분히 있어야 합니다. 빠르게 연주하는 바이올린 프레이즈가 뭉치지 않고 선명하게 들려야 합니다. 충분한 공간감이 연주홀에서 느껴져야 됩니다. 적절한 볼륨(소리의 크기)으로 악기 연주가 전달되어야 합니다. 오케스트라 저음의 힘이 느껴져 전체 앙상블에 견고한 기반을 제공해야 합니다.

좋은 홀을 만드는 이런 요소들을 음향학에서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소리의 구성

 

소리는 크게 직접음과 반사음으로 나뉩니다. 연주자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면 바이올린에서 청자를 향해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소리를 직접음이라고 합니다. 직접음 외에도 청자는 벽면 반사음, 천장 반사음, 무대 반사음 등 다양한 반사음의 소리를 함께 듣게 됩니다.

같은 연주자가 연주를 해도 어떤 홀에서 연주를 하는 지에 따라 소리는 달라집니다. 그 이유는 각 홀마다 반사음의 패턴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즉 어떤 반사음의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홀의 음향이 결정됩니다. 좋은 반사 패턴을 가지는 홀을 만들 수 있도록 홀을 설계하는 것이 건축 음향 학자들이 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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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구성 : 직접음과 반사음

 

잔향 시간

 

잔향 시간은 공간의 울림의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기본적인 음향 파라미터입니다. 특정 공간에서 소리가 소멸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직접음이 발생한 이후, 발생하는 수많은 반사음들이 소멸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좀 더 기술적으로 이야기하면 직접음 이후 소리가 60dB 감소하는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연주자는 공간에서 본인의 악기 소리가 어떻게 나는지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연주자가 어떤 악기를 연주하는지에 따라 음향 환경에 다르게 반응합니다. 예를 들어 바이올린은 잔향이 없는 건조한 공간에서는 연주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잔향이 있는 홀에서 연주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다음은 명 바이올리니스트인 이작 펄만(Itzhak Perlman)의 이야기입니다.

 

“잔향은 바이올린 연주자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잔향이 있는 공간에서 연주하면 하나의 음표에서 다른 음표로 옮겨갈 때 이전의 음을 유지할 수 있어 각 음에 힘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잔향이 있으면 바이올린 연주자는 자신의 연주가 벌거벗은 느낌을 받지 않으며 각 음표가 친밀함에 둘러싸여 있는 것을 느낍니다. 관객은 콘서트 홀에서 각 음을 명확히 듣기 원하지만 이는 잔향과 적절히 섞여 있어야 합니다. 연속되는 음이 이전의 소리와 혼합되면 바이올리니스트는 이를 가지고 연주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나오는 소리는 매우 듣기가 좋습니다. 이는 마치 제트 추진기의 도움을 받고 걷는 것같이 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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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향시간 : 직접음 이후 소리가 60dB 감소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피아니스트는 다른 악기 연주자보다 잔향이 적은 건조한 공간에 만족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피아니스트는 바이올리니스트처럼 짧은 잔향 시간에 대해 불평하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아마도 피아니스트는 음을 길게 할 수 있는 서스테인 페달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뒤에 오는 음을 페달을 사용해 앞의 음과 합칠 수 있으며, 피아노 자체의 소리가 크고 잔향이 있기 때문에 피아니스트는 원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 홀보다 본인의 연주에 더 의존합니다.

반면 파이프 오르간은 정말로 긴 잔향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르간은 서스테인 페달을 밟을 수 없어 건반이 풀어지면 곧바로 소리가 멈춥니다. 연주자의 노력만으로는 풍성함을 얻기가 어려워 대부분의 오르간 음악은 잔향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잔향은 연주를 할 때 음표 사이의 공간을 채워 ‘충만함’을 제공합니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작곡가들은 거대하고 잔향이 많은 대성당에서 연주하는 합창 음악을 작곡했으며 바로크 이후 시대의 작곡가들은 비교적 잔향이 적은 궁정이나 프로테스탄트 교회에서 연주하는 기악곡들을 작곡했습니다. 이렇게 곡의 스타일에 따라 필요한 잔향 시간이 달랐으며, 각 시대 작곡가들은 그 시대의 건축 양식이 제공하는 음향 환경에 맞는 곡을 작곡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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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 4초 이상의 긴 잔향시간을 가지며 풍성한 합창곡을 연주하기에 적절함

 

Allegri의 ‘Miserere mei’ 시스티나 성당의 미사를 위해 작곡된 르네상스 8성부 합창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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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Bach가 오랜시간 근무한 라이프치히의 토마스 교회. 이곳은 대위법 구성의 기악곡을 연주하기 좋은 음향 환경을 가진다. 2초 이하의 잔향 시간을 가져 빠른 기악을 연주하기 적절함.

 

토마스 교회에서 연주하는 바흐 칸타타 10번 영상 보기

 

이처럼 모든 음악 작품은 거기에 맞는 이상적인 연주 홀이 있습니다. 적절하지 못한 잔향 시간을 가진 홀에서 음악을 연주하면 민감한 청취자들은 불편함을 느낍니다.

음악 장르별로 필요한 잔향 시간이 다릅니다. 현대에는 클래식 음악뿐 아니라 대중음악, 연극, 스피치 등 다양한 공연이 연주홀에서 행해집니다. 보통 1초의 잔향 시간은 강의를 하기 적절한 짧고 명료한 느낌이 나는 잔향 시간이며 2초의 잔향 시간은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기 적절한 풍성한 느낌이 나는 잔향 시간입니다. 일반적으로 각 장르에는 다음의 잔향 시간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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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 때문에 예술의전당같이 큰 공연장은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는 콘서트홀, 오페라를 공연하는 오페라 하우스, 독주 악기를 연주하는 리사이틀홀 등 전용 연주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예산의 문제로 하나의 홀을 지어 그 안에서 모든 공연 장르를 소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대에는 기술의 발달로 한 공간에서 잔향을 음악 장르에 맞춰 가변시켜 적절한 음향 상태를 제공하는 ‘액티브 음향 가변 기술’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에 좀 더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글 강찬우

 

원문 https://ireview.kr/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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